판매처를 늘리는 최고의 방법은 판매자를 아는 것이다. 에서는
선용품 회사의 판매처를 늘리는 방법에 대해서 저의 경험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1. 내 판매처가 어디일까?

선용품 장사이니
내 판매처는 어선이든 상선이든 선박을 가진 선박 회사가 제일 먼저 일 겁니다.

그 다음이 조선소, 선박 운항을 대행해주는 선박대리점,
그리고 다른 선용품 회사들이 대부분의 거래처들 입니다.
국내 회사이든 외국 회사이든 다 마찬가지이겠지요.
그러니 판매처를 늘리려면 이런 곳들을 새로 개척하면 됩니다.

여기까지는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시 말하는 이유는,
지금 우리를 한번 돌아보자는 겁니다. 뭔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점검해 보자는 겁니다.

지금 거래하고 있는 회사의 이름을 쭉 늘어 놓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지금 거래 중인 판매처 장부에 적혀 있는 회사 중에 자기가 직접 개척한 회사가 있나요?
생판 모르는 회사를 직접 방문해서 설득하고 노력해서 가져온 회사는 몇 군데 인가요?
아니 그런 회사가 있기는 한가요?
저도 그렇지만 직접 개척한 회사는 거의 없을 겁니다.
거의 대부분 회사는
남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고 하거나,
어느 날 견적 문의 와서 가볍게 견적 내고 작은 오다 받고
그러다가 점점 거래가 많아져서 지금까지 이어오는 회사가 대부분일 겁니다.
심지어 시작이 누구 때문에 언제 시작되었는지 가물 가물 한 경우도 많을 겁니다.
한편 지금 거래 중인 회사의 사장님은 생각이 안 나거나 본 적도 없고,
담당 여직원 만 아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니 거의 대부분 그럴 겁니다.
제가 거래하고 있는 회사 중에는,
상대방 회사 전무에게 일정 금액(뇌물?) 주는 조건을 시작한 경우도 있습니다.
외국이라면 이걸 커미션이라고 하겠지요.

하지만 그 전무는 이미 그만 둔 지 오래고,
지금은 여러 차례 바뀐 담당자와 잘 거래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지금 담당자와는 아무런 커미션은 없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처음에 거래가 어떻게 해서 시작되었는지는
하등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 담당자와 얼마나 친하냐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 최고로 좋은 새로운 거래처 만드는 방법은,
담당자를 얼마나 잘 꼬시느냐 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담당자를 잘 꼬시려면 구매처 담당자가 무얼 하는 사람인지 알아야 합니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애로 점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여기선 구매 담당자가 하는 일을 파헤쳐 보기로 합니다.
2. 내 판매처에서 결정자가 누구일까?
분명 제 판매처의 주인은, 상대방 회사 사장님입니다.

아무리 담당자와 친해도, 그 회사 전무나 상무하고 친해도, 사장님이 “거래 끊어” 하면 끝 입니다.
하지만 실재로 사장이 어느 날 갑자기 구매 담당자 물러서 “XX 거래처 거래 끊어”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담당자를 불러서 다른 곳으로 바꾸면 어떨지 그래도 되는지 물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담당자가 일을 다 하기 때문에 일단 의견을 물어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장이 말을 꺼내면,
담당자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사장님 의견에 따라 거래처를 바꾸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만일….
담당자가 펄쩍 뛰면서 그러면 안 된다면서 반대를 하거나, 그 거래처 만한데 구하는 게 어렵다고 하거나,
(그럴 리는 없겠지만) 거래처 바꾸면 그만 둔다”고 하면 어찌 될까요?

사장님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겁니다. 아니 거의 대부분 없던 일로 할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 판매처의 목숨을 쥐고 있는 것은,
그 회사 사장님이 아니라 그 회사 담당자라는 말이 됩니다.
결국 담당자가 우리 회사를 얼마나 필요로 하는 지가 모든 걸 결정합니다.
그럼 답은 나왔습니다.

우리는 담당자만 잘 알면 됩니다.
무엇이 필요한지 무얼 원하는지 알고 그걸 잘 한다면
우리 회사가 거래가 끊길 일은 절대로 없다는 말이 됩니다.
담당자가 우리를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가 뇌물은 절대 아닌 것 같습니다.

3. 위에서 구매처 정해주면 최고 편하다
사장님이나 회사 중역이 구매처를 정해주면,

담당자는 최고로 편합니다. 도무지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접수된 청구서를 그 구매처로 보내서 견적 내라고 하고 결재 받아 주문하면 됩니다.
잘못되면 내 책임이 아니니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사고가 나도 그 뒷정리는 구매처에 연락만 하면 됩니다. 뒷수습도 다 알아서 합니다.
사장님 뒷배로 들어온 회사가 사무 처리 잘못하면 뒷감당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기는 거래처는 각 회사에서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됩니다.
사장님 일가 친척이라서 아예 납품회사를 차리는 경우도 있고,
오래된 공신에게 정년 퇴직 후 먹고 살라고 몇 척의 납품을 맡기기도 합니다.
또 내가 큰 회사의 배 몇 척 받았다고 납품만 해주면 수금해서 나누어 먹자고 제안하는 사람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거래가 지속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세상일에는 항상 예측하지 못한 문제가 생기고, 아무런 해결 방법이 없는 문제도 생깁니다.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일도 있어서, 부득이 차선책으로 임시 대처하거나,
그도 안 되어 아예 취소를 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합니다.
또 문제 해결은 되지만 해결을 위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희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 경우 담당자나 선장은 사장님 소개 거래처에 해결을 부탁하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만일 담당자나 선장의 실수로 생긴 일이라면 더욱 어렵습니다.
다른 곳이라면
이번만 잘 넘겨주면 다음 번 보상해 준다고 할 수도 있고, 협상도 가능하며,
쉬쉬하고 숨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 소개 업체라면 100% 비밀이 보장된다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말로는 비밀을 지킨다지 만 결국 사장님 귀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이 쌓이면 담당자에겐 그 회사는
계륵이 되고 목에 걸린 가시가 되어 버립니다.

사람은 누구나 껄끄러운 것이 있으면 없애려 노력합니다.
없애기 어려워도, 명분이 필요하면 없는 이유라도 만들어서 처리 하려합니다.
반대로 인맥으로 정해진 회사는,
그 회사 구매 담당자에게 다른 회사 보다 2배는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다른 거래처에선 넘어갈 일도 이 회사는 한 번 더 신경 써야 합니다.
만일 문제가 생기면 담당자들끼리 해결할 일이 아니라 두 회사의 사장님들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문제 생기면 머리 아픕니다.

4. 구매 담당자의 애로 사항
보통의 일반 선박 회사에서 구매 담당자는 어떤 애로 사항이 있을까요?

이 애로 사항을 다 안다면
우리는 답안지를 보면서 시험치는 것과 같게 됩니다.
담당자의 모든 애로사항을 미리 알아서 척척 해결해 주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그 회사는 무조건 우리회사와 거래를 할 것이고,
사장이 다른 곳과 바꾸라고 명령해도 알아서 담당자가 방패가 되어 줄 겁니다.
만일 담당자가 회사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가더라도,
그 담당자는 우리 회사를 찾을 겁니다. 가만 있어도 연락이 옵니다.
우리는 가만 있어도 기존 회사에다가 새로운 회사까지 덤으로 생깁니다.

실재로 저의 경우 이렇게 생긴 회사가 여럿이고,
지금은 이렇게 생긴 회사들이 제 주거래처 들입니다.
구매 담당자가 가진 애로사항은 선박회사 구매 담당자가 되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다행히 저는 이 경험이 있어서
자신 있게 구매 담당자의 애로점을 이야기 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30년도 더 된 경험이기 때문에 요즘과 맞지 않는 것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람 사는 일은 아무리 오래되어도 비슷하더라고요.

요즘 담당자에게 물어봐도 결국 저와 비슷한 애로사항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4-1. 배가 10척이면 시작은 하루 최소 10건이다
대부분의 선박 구매 담당자는 선박 수리 (공무팀) 팀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선박 수리하는데 자재는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박 회사 구매 담당자가 겪는 애로 중 하나는
선박이 10척이면 하루 받는 청구서는 최소 10건이라는 겁니다.
더 많으면 많지 줄어들지 않습니다.

상선이든 어선이든 선박은 최소 하루 한번은 의무적으로 본사에 연락을 합니다.
현재 위치나 유류 잔량 어획량 등등의 일일 보고 (정오 보고 Noon Report) 를 합니다.

이 보고엔 거의 대부분 필요한 물품도 같이 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필요한 건 몰아서 한꺼번에 청구하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거의 매일 청구 내용은 따라옵니다.
심지어 하루 2건 3건이 오기도 합니다. 사고 나면 더 많아지고요.
한번 접수된 청구서에는 10가지 이하 종류만 청구하기도 하지만 평균 20~30건은 됩니다.
그것이 몰아서 작성된 경우라면 더 많고,
분기별 정기 청구서라면 더욱 많아지고,
정기 수리 조선소 상가 경우라면 더욱 더 많아집니다.
이전의 경우 청구서는 텔렉스나 팩스로 왔기 때문에
이 내용을 타자치는 것도 엄청난 일거리였습니다.

지금은 선박에서 이메일이나 프로그램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타자는 줄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일 처리를 하려면 글씨로 전환해야 하는 일은 똑같습니다.
구매 담당자의 처음 애로 사항은 밀려 드는 일거리입니다.
4-2. 한 곳에 몰아주면 최고지만 업체를 분류해서 나누어야 합니다
청구서가 접수되면 처음 할 일은 구매처에 가격을 물어보는 것입니다.
물건 공급 가능한 항구에서 (어선의 경우 운반선 항구에)
구매처를 찾아서 가격을 물어 봐야 합니다.
자주 이용하는 항구라면 구매처를 알고 있지만, 새로 들어가는 항구라면
생판 모르는 곳의 구매처를 찾아야 합니다.
만일 상급자인 위선에서 업체를 지정해 준다면
그리고 그 거래처가 모든 청구 물품을 다 구매해 주는 곳이라면 일은 정말 간단합니다.
청구서 들어 온대로 타자 쳐서 전달해 주면 끝납니다.
하지만 선박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전부 한 곳에서 관리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가장 간단하게 나누어도 일단 유류, 부식, 소모품, 기관부품, 수리 등 5가지는 나누어집니다.
다른 곳은 한 곳에서 거래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소모품과 기관부품 수리는 어느 하나 한 곳에서 다 처리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접수 청구서는 거의 무조건 각 품목당 업체로 분류해야 합니다.

과거도 그랬지만,
요즘도 거의 처음 접수된 청구서를 타자 쳐서 입력하는 담당이 있습니다.
타자가 끝나면
드디어 구매 담당자가 각각의 항목 옆에 거래처 이름을 열심히 집어넣어야 합니다
그래야 분류된 업체별로 팩스를 보내던 이메일을 보내든
ShipServer 같은 자동 프로그램을 이용하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초반 타자 업무자가 훌륭하다면
대부분의 업체도 미리 입력해서 넘겨주기도 합니다. 그러면 정말 고맙지요.
평상시 하급 직원을 잘 가르쳤다면 무지하게 편하고 일처리가 빨라집니다.
문제는 나도 처음 보는 항목이라서 어디로 문의해야 할지 모를 경우입니다.

무조건 업체를 찾아야 합니다.
모르면 선배에게 묻든, 거래처 다 전화를 돌리든 알아 내야 합니다.
모른다고 넘어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게 구매 담당자 두번째 애로 사항입니다.
4-3. 구매처에서 질문하면 미친다
선박에서 오는 청구서를 구매 담당자가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의 경우 갑판부 특히 브릿지 통신 관련 청구나 항해용 비품을 물어보면 잘 몰랐습니다.
태생이 기관학과이니 더욱 그랬습니다.
배에서 생전 처음 보는 물건의 청구서를 받아서 간신히 업체를 찾아서 가격 달라고 하는데,
업체에서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질문이 들어오면 돌아 버립니다.
뭐 알아야 대답을 해주지요.

결국 선박에 물어봐야 하는데,
당시는 선박에 질문하면 답변 오는데 최소한 하루는 걸렸습니다. 며칠 걸리기도 하고요.
그럼 청구서 처리는 늦어지는 것이고 배나 운반선은 마감이 내일 모레입니다.
지금 결정 안 하면 다른 것도 공급 못할 판입니다.
이번에 넘어가고 다음번에 배에 올려도 되는 물건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번 선적하지 않으면 큰일인 품목이라면 시말서 감입니다.

그러면 또 전화통 붙잡고 씨름을 해야 합니다.
선배에게 물어보고 업체에 물어보고 부산 소장님에게 물어보고 답이 나올 때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선박에 질문하는 건 최후의 수단입니다.
이게 또 다른 구매 담당자의 애로점 입니다.
4-4. 복수 거래해야 하면 일은 수십배로 늘어난다
한 가지 품목 한 개의 구매처라면 그나마 쉬운데..
만일 복수 구매하여 경쟁시키라는 업무지시를 받았다면,
일은 갑자기 2배로 늘어납니다.

품목 당 하나라면 거래처가 하나라면
견적 받아 가격 입력하여 합계내는 것으로 끝나지만,
복수라면 가격이 2개이고, 어느 집이 유리한지 일일이 판단을 해야 합니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그나마 좋은데 가격차이가 많이 나면 왜 그런지 이유를 확인해야 합니다.
혹시 오타는 아닌지 확인을 위해 업체에 전화까지 해야 한다면 더 시간이 늘어나고
확인을 위해 선박에 질문해야 한다면 업무 처리 시간은 더더욱 늘어납니다.
마감 시간은 다가오고 확인해야 할 것이 여럿이라면,
야근은 물론이고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런데 복수 거래처 구매는 가끔 생기는 일이 아니라 기본적인 일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것이 구매 담당자가 가진 또 다른 애로 점입니다.
4-5. 최종 구매결정 품의 해야 한다
어렵게 간신히 모든 문제를 해결하여 최종 구매처 확정하고 집계가 끝났어도 일은 끝난 게 아닙니다.
결정의 마지막 관문이 남았습니다.
담당자가 사장이 아닌 이상,
최종 구매 결정은 사장의 사인이 필요합니다. 위로 도장을 줄줄이 받아야 합니다.
품의서를 올려야 한다는 겁니다.

품의서 도장 받기 위한 가장 처음 난관은 수량 조정입니다.
4-5-1. 수량 조정
어떤 회사라도 청구된 물량을 그대로 실어 주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종류를 줄이거나 아니면 수량이라도 깎으려고 합니다.
그래야 절약이 되니까요.
기름이야 없으면 배가 멈추니 기름의 양을 깎지는 않습니다.
부식비는 계약상 정해진 금액이 있으니 총금액만 넘지 않으면
수량을 조정해서 총금액을 까지는 않습니다.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무얼 청구하든 거의 모두 통과됩니다.
또 기관부품이나 수리는 전문용어 투성이니 알아야 조정을 할 수가 있습니다.
기관전문이 아닌 이상 기술적으로 이유를 들어 조정할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소모품은 써서 없어지는 물건이고 정해진 수량도 없습니다.
좋은 걸 쓴다고 좋아지는 경우도 잘 없습니다.
빗자루 좋은 거 사용한다고 배가 깨끗해 지는 건 아니니 까요.
당연히 수리비와 더불어 하나라도 더 깎으려고 하는 항목이 소모품입니다.

그래서 구매 담당자는 배에서 접수된 청구서에서
어느 정도라도 삭제를 해서 올려야 위에서 결재 받을 때 욕을 덜 먹습니다.
문제는 수량을 많이 깎으면 당연히 배에서 욕이 날아옵니다.
깎지 않으면 결재 받으면서 위에서 욕먹고 깎으면 배에서 욕먹습니다.
두 곳 모두 OK하는 지점을 찾는 건 수많은 욕을 먹은 후에 가능합니다.
왜 깎았냐고 전화오는 선장, 기관장님도… 사실은 사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내가 깎은 게 아니라는 걸.
하지만 담당자에게 욕을 해야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으니 욕을 합니다.
빗자루 10개인데 왜 5개만 주었냐고 사장에게 전화할 수 없으니 담당자 전화하는 겁니다.
전화통에 욕을 하지만…. 정작 숨은 뜻은
“수고한다. 다음번엔 이 품목은 깎지 말고 사장님 잘 설득해서 보내줘” 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선장, 기관장님 하선하고 사무실 들리면,
꼭 구매 담당자에게 수고했다고 한마디 하고 갑니다.
“저번 욕했다고 화난 거 아니지?” 하면서.
이게 또다른 구매담당자 애로 사항입니다.
4-5-2. 타당성
수량 조정이 끝났다고 결재 끝이 아닙니다.
2차전은 이 가격이 타당한지 확인입니다.

상급 품의 도장 찍는 분들이 모든 소모품의 가격을 아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자기가 잘 아는 가격을 가지고 태클을 겁니다.
“어제 내가 볼펜을 동네에서 살 때 500원 주었는데, 왜 이번에 700원이냐?”
하고 물어봅니다. 생각보다 싼 건 절대 말하지 않습니다.
아주 사소한 품목으로 말은 시작됩니다.
볼펜의 설명을 잘해야 수백만원어치 문방구 전체 품목이 결정이 됩니다.
만족한 설명이 안되면 다른 문방구가 아무리 싸도 다같이 비싸게 구매하려고 한 것이 됩니다.
과장님은 면장갑, 부장님은 빗자루, 상무님은 김치…
다들 자기가 자신 있는 품목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잘 알아서 그런 품목들은 잘 확인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또 추가로 어떤 품목이나 통과되는 이유도 한 두개 정도 만들어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포장해서 부두를 지나서 배에 창고까지 배달하고 사인을 받는
추가 부대 경비가 생겨서 그렇다는 등의 변명 거리 등이 필요합니다.

요게 구매 담당자의 또 다른 애로 사항입니다.
4-6. 구매처에서 결제 독촉하면 그만 두고 싶다
구매 업무를 하면 제일 어려운 일은 대금 결제와 관련된 일입니다.
회사가 잘나가고 돈이 많으면 최고로 좋은 보직이 구매 담당이지만,
회사가 어려워 자금이 잘 돌지 않을 땐 최고로 어려운 것이 구매 담당입니다.
견적을 물어보면 구매처의 첫 마디는, 대금 결제는 어떻게 되는지 물어옵니다.
자신 있게 지급 조건을 말하지 못하거나, 내가 말한 지급 조건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구매처에서 오는 전화는 한마디로 악몽입니다.
신용불량자 사채 써서 사채업자에게 전화 받는 기분을 100% 알게 되는 순간입니다.

내 회사도 아니고 내가 돈 주는 것도 아닌데,
업체에서 당신이 약속했으니 당신이 책임지라고 하는 전화를 받으면 어쩔 줄을 모르게 됩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결제를 개인 이름으로 확신의 말을 하면 절대 안 됩니다.
“사장님이 이번 건 꼭 다음달 준다고 합니다.” 까지는 OK지만
“다음달까지 꼭 지급될 겁니다. 제 말을 한번 믿어 보세요. ” 같은 말을 하면 안 됩니다.

또 참고로 구매 담당자를 너무 구석으로 몰고 가셔도 안 됩니다.
이전 제가 수산회사 구매 담당자였을 때 회사가 어려워 지고 지급이 안 되니,
너 그렇게 살지 말라고 두고 보자고 저를 개인적인 모욕까지 했던 구매처의 상무님이 있었습니다.
그 회사를 그만두고 제가 다른 회사로 가서 구매 담당자가 되었을 때
저를 욕했던 분이, 자기회사 사장님과 같이 찾아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영업 하려고요.
저를 보자마자 얼굴 색이 하얗게 되더군요.

그리고 얼마 후 그 회사 사장님이 저를 따로 찾아와서,
그 상무님 그만 두었다고 하더군요. 마음에 두지 말아 달라 면서요.
구태여 원수는 외 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막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게 구매 담당자가 가진 또 다른 어려움입니다.
4-7. 타 부서에서 꿀 보직이라고 생각한다
선박 회사에서 운항 부서는 항상 사장님에게 사랑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돈을 벌어오는 부서이니까요.
반대로 구매부와 수리 공무부는 사장님에게 미움을 받기 마련입니다.
툭하면 조업 중단하고 수리한다고 하고, 돈 왕창 들여서 기계를 바꾼다고 하고…
항상 돈을 쓰는 부서이고, 항상 안 된다고 반대를 해야 하는 부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리과나 총무부 등 다른 부서가 보기엔 꿀보직이라고 보이는 모양입니다.
거래처에서 명절 선물을 가지고 와도 구매부서로 오지 경리과로 가지는 않으니까요.
툭하면 거래처와 식사에 저녁에 술이니…. 재들은 뒤로 많이 챙긴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일단 그런 고정관념이 있으면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습니다.
조심 또 조심 겸손 또 겸손 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4-8. 명절 선물 잘못 배분하면 죽음이다
요샌 거의 없어지긴 했지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명절이면 거래처 선물을 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선물이 많아야 잘 나가는 회사라고 인정받을 정도였으니까요.
또 회사의 공식 행사가 있을 때 거래처 찬조 받는 것도 당연하게 여겨질 때였습니다.
명절 선물이야 그렇다고 쳐도 문제는 찬조금입니다.
회사의 공식 행사나 직원의 경조사, 부서 회식에 결혼 등을 거래처에 통보하고
찬조금을 받는 일은 당연히 구매부서가 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부서에서 당연히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것이었지요.
그러니 명절 선물 찬조금은 조금만 잘못하면 난리가 나게 되었습니다.
명절 선물 배분을 잘못하여 더 받거나 덜 받는 사람이 생기면 큰일이 났습니다.
차라리 받은 선물 모두 총부과에 전달하면 편한데 골치 아픈 걸 당연히 받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받고 배분하는 건 구매 부서의 일이 되어 버립니다.
선물은 현물이니 그나마 투명하게 관리가 가능하지만.
찬조금이나 상품권 등은 정말 주의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담당일 때 했던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명절 선물은 들어오는 족족 여직원에서 들어온 곳과 선물의 종류를 적게 하여 집계를 내고,
분배는 회사 여직원회에 맡겨 버리는 겁니다.

각부서 여직원이 모여서 분배를 하면 공평하게 분배가 될 뿐만이 아니라 아무도 불평을 하지 못합니다.
부장이 왜 내 선물이 적냐 여직원들에게 항의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자고로 여자들 집단과 싸워서 이기는 남자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현금이나 찬조금의 경우는
무조건 과장이나 부장에게 일단 주고, 같이 봉투안의 금액을 확인합니다.
말단에게 전달하는 봉투에 거액이 들어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돈은 거의 대부분 도로 가져옵니다.
여직원들과 말단들 회식시켜 줘야 한다고 하면, 99% 가져가라고 합니다.
얼른 가져다 간식을 사서 전 부서 돌리거나 회식을 시킵니다.
단 여직원과 말단에게 어느 회사에서 주었는지 각인을 시킵니다.
그리고 다음 번 그분이 회사에 오게 되면 여기저기서 잘 먹었다고 인사를 받게 합니다.
일단 상급자에게 확인 시키고 돈을 받았으니 절대로 문제가 생기지 않고,
봉투 준 사람은 여기저기서 인사를 받으니 기분이 좋기 마련입니다.
그 이후 아무런 잡음이 생기지 않더군요.
이것도 구매부서의 애로라면 애로 사항입니다.
5. 최고의 판매처 확장 법
지금까지 제가 수산회사 공무부와 구매부서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애로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요즘 회사 구매 부서 친구들 만나서 말을 들어보니 저와 별반 다른 건 없는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판매처를 얻는 방법은 아주 확실해진 겁니다.
내 목줄을 쥐고 있는 것은, 우리 고객 회사 사장보다도 구매 담당자입니다.
그러니 상대 회사 구매 담당자의 어려운 점을 내가 대신해주거나 덜하게 만들면 된다는 겁니다.

구매 담당자 싫어하는 것 안하고 좋아하는 것 해주면
절대 거래 끊기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게 뭔 지 예를 들어 볼까요?
5-1. 선박 종류 확인
제일 처음 구매 담당자에게서 견적 의뢰를 받으면 꼭 선박의 종류를 물어보세요.
선박 이름을 물어보라는 말이 아닙니다.
의외로 선박이름은 노출시키기 곤란한 경우가 많으니 이름 말고
선박의 종류,
즉 상선이라면 탱커, 카캐리어, 벌크선, 제네랄 카고 중 어느 것인지 물어보세요.
어선이라면 트롤, 참치 연승, 퍼세이너, 오징어 채낚기, 봉수망 인지 물어보세요.

당연히 선박의 종류에 따라 소모품이라도 다르게 차이를 둘 것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조선에는 방폭 공구를 주어야 한다는 것 등을 말합니다.

선박의 종류에 따라 물건의 종류를 신경 써서 견적 한다면 담당자는 당연히 좋아합니다.
5-2. 거래 실적 확인하여 수량 참조해 주면 최고
청구서를 보고 이전 선적 실적을 확인하여, 선적 이력이나,
틀린 규격을 수정해서 참고자료를 같이 보내주면 구매 담당자 좋아합니다.
이번에 300미리 청구서 끝에 참고사항으로 “이전 450미리 납품” 정도가 좋습니다.
또는 호사 청구서에 “2025년 3월 선적실적” 정도 써주면 되겠지요.

규격을 착각 했거나 이전 물품 선적 참조 등은
구매 담당자가 선박과 업무 연락 주고 받을 때 써먹기 좋은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 결재 받을 때 윗사람에게 보고하기도 좋겠지요.
하지만 과한 것은 좋지 않습니다.
괜히 건방지게 수량이 많네 적네 이야기하는 건 역효과를 불러오기 십상입니다.
구매 담당자가 놓치기 쉬운 간단한 정보면 됩니다.
이러다 보면 구매 담당자가 어떤 물품 언제 실었는지 물어 오기도 합니다.
일단 담당자가 거래 실적을 물어온다면 이미 당신은 100점을 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구매 담당자가 조언을 당신에게 구한다면 이미 당신은 상대방 회사의 주요 구매처로 된 겁니다.

5-3. 다른 나라 견적 받아주면 최고
외국 선적의 경험이 없는 구매 담당자에게
다른 나라 다른 항구의 가격 견적서를 받아 주거나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담당자는 정말 좋아할 겁니다.
즉 그 일로 돈이 되지는 않더라도,
담당자의 업무상 애로점을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해 준다면,
그 보답은 꼭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이런 일은 꽤 많습니다.
포항의 잠수부 수배해주고, 진해 에서 일요일 밤중 긴급 용접 할 일을 처리해 주고,
목포에 임시 보관 창고를 찾아 준다는 등의 일.

그런 수고의 보답은 몇 배로 받게 되겠지요.
5-4. 가능한 질문 금지. 한다면 명확히.
의외로 구매 담당자는 배를 타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많습니다.
심지어 여직원인 경우도 무지하게 많습니다.
이런 경우 내가 질문을 하게 되면 상대 구매담당자는 곤란 합니다.
거의 100% 자기 상급자에게 묻거나 선박에 물어보고 답변을 해주겠지요.
구매 담당자로선 상당히 귀찮은 일이 생기는 겁니다.
그러니 견적 낼 때 꼭 필요한 경우 말고 가능한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부득이 담당자에게 물어봐야 할 때는 질문을 명확히 하여 선택을 하게 해 주어야 합니다.

제가 구매 담당자일 때 받은 제일 짜증 나는 참고 사항이 있습니다.
“확인 요망” 혹은 “규격 확인 요망” 이라는 말입니다.
뭐가 어떻게 잘못되었으니 무엇을 확인해 보라고 해야지, 밑도 끝도 없이 확인하라고 하면 황당합니다.
그대로 배에 물어보면 “뭘 확인할까요?” 라는 답변 듣기 십상이고,
나도 다시 거래처에 뭘 확인할지 물어봐야 합니다.
그러지 말고, “직경을 재서 알려주세요” 라든가 “네임 플레이트 사진 찍어 주세요” 라고
구체적으로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아니면
규격이 애매한데.. 아마 A가 맞는 것 같은데
참고로 B도 보내니 선박에 둘 중 어느 것이 맞는지 확인해 주세요
라면 아마 구매 담당자 최고로 좋아할 겁니다.

어떤 구매 담당자라도 이런 회사와 거래를 할 것이고,
이런 거래처에는 구매 담당자가 많은 질문과 상담을 해 올 겁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구매담당자에게 질문을 받거나 조언을 해주는 위치는
최고의 거래처가 되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당신은 절대 잘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5-5. 직접 선박에 물어보면 최고
만일 구매 담당자가 선박의 경험이 없은 여직원이거나 초보라면,
된다면 선박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 경험이 없는 분들은 당신의 질문을 잘 이해 못할 경우가 많고
선박에서 해주는 답변도 이해 못할 경우가 많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통해 질문하고 답변하고 잘못 전달 가능성이 정말 많습니다.
그러니 직접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담당자를 배척하거나 무시한다고 생각 들게 하면 당연히 안 되겠지요.
제일 좋은 방법은
담당자가 선박에게 물어볼 문구를 당신이 직접 일일이 작성해 주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답변도 선박에서 온 그대로 당신 손에 들어올 겁니다.
그러면 구매 담당자는 소외 당했다 생각도 안 들 것이고, 당신은 정확한 답변을 가장 빨리 받아 볼 수 있을 겁니다.
아마도 구매 담당자는 오가는 전문에서 뭔가 전문 지식을 배우기도 할 겁니다.
그리고 주의할 점 또 하나.
가끔은 선박의 선원도 경험이 적은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선원 부족으로 초보자가 승선 중일 수도 있고, 외국 선원이 승선 중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상대방은 선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버스나 지하철 요금, 삼성 최신폰 모델 같은 아주 흔한 상식도 선원들에겐 생소합니다.
내가 아는 걸 상대도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질문을 하는 실수는,
아주 흔하게 생깁니다.
그리고 그런 질문은 선원들에겐 상당히 기분 나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의할 것은 결혼, 문상 등의 경조사나 차례 제사, 부모님과 외식 입학식, 졸업식 등은
절대로 언급하면 안 됩니다.
선원에겐 정말 아픈 곳입니다.
5-6. 결제 독촉 금지
구매 담당자에게 가능한 결제를 물어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전혀 물어보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니,
“결제가 언제쯤 될지 확인 부탁합니다.” 정도가 딱 좋습니다.
왜 안 주냐? 그래서 언제 줄거냐? 같은 말은,
빠른 결제나 다음 주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돈은 사장이 주는 거지, 구매 담당자가 주는 것이 아니고
약속을 어기는 것은 사장이지, 구매담당자가 아닙니다.
꼭 필요하면 경리과나 사장님에게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매 담당자가 회사 그만두고 싶은 1순위는 결제 독촉하는 전화 받을 때입니다.
사채 빌리고 난 후 한밤중 협박 전화 받는 기분을 느낍니다.

결국 최고의 영업 비결은 정성과 성실 입니다.
TV에서 많이 나오는 대박 난 맛집을 보면 비결은 다 똑같습니다.
저 정도로 하는데 맛이 없을 수가 있을까 ?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주인이 온갖 정성을 다 합니다.
그렇게 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하는 건 정말 힘들어서 다들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하면 당신은 유일하게 대박이 나는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