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아서 피하면 왕따 당한다 에 대해 이야기 해 봅니다.
성인 남자들의 대부분은 흔히 아이와 놀아 주기를 싫어합니다.

물론 나도.
어린 갓난아기는 물론이고 미운 7살부터 사춘기 시기부터 성인이 되어 독립할 때까지.
뭐 싫어 한다는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같이 놀아주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모두 자기 아내에게 휴일 날 “쇼파에서 내려와 좀 이이와 놀아줘” 라고
잔소리를 들었다는 말을 하는 걸 보면 대부분 그런 모양입니다.
물론 나와는 다르게 아이와 잘 놀아주고, 엄마보다 아이와 친한 아빠도 있습니다.

그리 많지 않아서 그렇지.
그래서 인가, 대부분 아빠라는 사람들은 자기 아이가 뭐를 잘하는지 모릅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지 글을 잘 쓰는지 공놀이를 잘 하는지.

애의 재능이 뭔지 알려면, 애와 친하고,
애가 가져오는 장난 같은 그림이나 글을 봐야 하고 애가 뛰어노는 모습을 봐야 합니다.
하지만 아빠는 아이가 가져오는 그림을 꼼꼼히 보고 아이의 몸 놀림을 유심히 보지 않습니다.
혹여 아이가 낙서 같은 그림을 가져와서 보아 달라고 하면,
“엄마에게 가져가라” 고 합니다. 숙제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가끔 엄마가 시장을 가거나 동창회 가면, 아빠 혼자서 아이와 있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할 수 없이 아이의 그림을 봐야만 하고, 뭔가 말이라도 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그때 아이가 그린 그림을 가져오면….
“야 나무 색깔은 고동색이고 하늘은 파란색으로 칠해야 하지, 이게 뭐냐?
다시 그려 봐“ 합니다.

심지어 낙서를 하면 안 된다 거나, 종이가 아깝다 등의 막말을 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 놔야, 애가 그림을 고쳐 그릴동안 소파에서 핸드폰 볼 자유를 얻습니다.

또 한번 그래 놔야,
아기가 다시는 귀찮게 그림을 가져오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제 이 아빠 집을 떠나 회사를 갑니다.

아이가 있으니,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중간급이나 상위급입니다.
당연히 초보 여직원이나 남직원이 있을 겁니다.
회의를 합니다.

그리고 하급 직원에게 지시했던 과제에 대해 각각의 아이디어나 결과를 듣습니다.
직장생활 처음 하는 직원이 한눈에 맘에 드는 아이디어나 기획안을 낸다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일입니다.
우물에서 낚시해서 월척을 낚는 일이지요.

자기 아이의 그림도 짜증 내던 사람이 곱게 말을 할 리가 없습니다.
자기 아이는 뭐라고 하면 웁니다. 애를 울리면 마누라한테 되게 혼납니다.
그래서 많이 심하게 못했지만, 회사는 다릅니다.
돈 주고 고용하는 사람에겐 좀더 세게 나갑니다.

뭐 심하게 한다고 일단 울지는 않을 거니까요.
울더라도 앞에선 눈물이나 보일 것이고 조용한 탕비실이나 화장실에 가서 울겠지요.
알바 아닙니다.

“뭐 이 따위 걸 가져왔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
신나게 퍼 붓습니다.

다시 이 양반의 집 이야기를 하자면….
이 양반의 아이가 만일 화가의 재능이 있었다면, 글 쓰는 재능이 있었다면,
손흥민 같은 세계적인 축구 스타가 될 재능이 있었다면…
아마 성공이 힘들 겁니다.

아빠가 열심히 응원하고 심지어 투자까지 하면서 뒷바라지를 해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을 판인데,
이미 처음 시작 싹을 밟았으니 말짱 도루묵입니다.

아이의 재능을 키우기는 커녕 그런 재능이 있는지도 모를 겁니다.
처음 한번 보고 다시 못 봤으니 알 기회가 없으니 당연합니다.
엄마가 남편을 뚜드려 잡아서,
아이의 모든 것을 보고 알게 하고 같이 아이를 키우거나,
차라리 남편 없다 생각하고 아내 홀로 아이를 키웠다면 모를까,
아빠의 도움으로 아이가 성공하는 것은 물 건너 갔습니다.

그럼 이 아빠는 ‘아이의 재능을 몰라봐서 아이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라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나나요?
잘 키웠으면, 아이가 손흥민 같은 아이가 되었으면 용돈을 많이 받을 건데,
못 받아서 아쉽겠다. 가 다 인가요?
아니겠지요. 아닙니다.
이 아빠는 따로 벌을 받게 됩니다.

그 벌이 무엇이냐 면… 그 아이는 더 이상 아빠 곁에 가지 않는 다는 것이
이 아빠가 받는 제일 큰 벌입니다.

아이가 한 일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아이가 한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아이는 더 이상 아무것도 아빠에게 가져가지 않고, 더 이상 말을 건네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어도 엄마를 찾지 아빠를 찾지 않습니다.

엄마가 아닌 아빠라는 성인 남자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생겨도,
아빠에겐 가지 않을 겁니다. 차라리 다른 성인남자를 찾겠지요.
선생님이나 혹은 옆집에 사는 친구의 다정한 아빠에게 갈 겁니다.
이제 당신은 아이의 인생에서 옆집 남자보다 못한 타인이 된 겁니다.
그 아이에겐 생물학적 법적 친부는 있지만, 자기를 안아주는 아빠는 없는 겁니다.

다시 회사의 상황을 볼까요?
뭐 집과 별 다르지 않습니다.
어설프니까 잘 못하니까 풋내나는 결과만 가져오니까 신입 사원입니다.
어떤 사람은 같은 일을 여러 번 반복해야 숙달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처음이니까, 잘 못하니까 계약직이고 기간제이고 신입입니다.
또 아직 숙달되지 않았으니 하급 직원입니다.
그런 신입을 족치면, 어떤 결과가 올까요?

당연히 그 신입은 더 이상 아이디어를 내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 기한을 두고 아이디어 내라고 하면,
당신에게 욕을 먹지 않을 말들만 모아서 만든 당의정 꿀을 듬뿍 바른
케이크 같은 보고서를 가져올 겁니다.

나이든 당신의 머리에선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젊으니까 생각할 수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는
이제 영원히 물 건너 갔습니다.

한 직원을 족치면 옆에 있는 다른 비슷한 직급의 직원은 무슨 생각 할까요??
“와. 다행이다. 나도 저런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내가 먼저 말했다간 저 욕을 내가 다 먹었겠지.
휴~~~ 나는 절대로 저런 생각나도 절대 말하지 말아야지.”

라고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겠지요.
자 당신은 한 사람 족쳐서
한방에 당신 신입사원 전부의 입을 막아 버렸습니다.
일석 이조. 아니라 돌 하나로 새를 세 마리 네 마리 잡은 겁니다.

이제 당신은 백날 회의를 해도,
신선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당신의 입맛에 딱 맞는 당신의 나이에 맞는 고리타분한 생각에
잔뜩 신선한 아이디어로 만든 꿀과 장식을 한 보고서를 받게 되는 겁니다.

그럼 아이디어가 없는 것으로 당신에 돌아가는 것이 끝 인가요??
아니겠지요.
당신은 이제 다른 직원과의 대화는 없습니다.
강제로 참석 시키는 단체 회식은 있지만, 억지로 끌고가는 점심은 있지만,
다른 직원과의 진솔한 대화는 없습니다.
같이 밥을 먹어도
“나는 짜장. 니들은 마음껏 먹고 싶은 거 시켜.” 라는 대화 이상의 식사는 없습니다.

“부장님 오늘 저녁 술 한잔 사 주실 수 있으세요?” 혹은
“차나 한잔하실 시간이 되시나요?” 라는
진정한 속마음을 털어 놓는 시간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당신이 먼저 말을 걸 수는 있어도, 아무도 먼저 말을 걸어오지 않습니다.
인사는 해도 대화는 하지 않습니다.
그것 만이 다가 아닙니다.
신입 사원도 동료도 심지어 내 위의 사장도 나아가 내 거래처에도.
신입 족치는 모습을 다른 사람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신입사원들이 벌레 보듯 피하는 사람을

내 상사나 사장이, 내 거래처가 모를 거라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왜냐하면 깨진 쪽박은 우물가에 놔도 부뚜막위에서도 샙니다.
어디를 갖다 놔도 물이 샙니다.

“여기선 이렇지만 다른 곳에 가면 안 그래” 는
무지막지하게 연기 잘하는 연기자만 가능한 일입니다.
아니 그 말도 틀린 것 같네요.
대 배우는 “저 양반 무대 올라가면 사람이 달라져” 라는 말을 듣지만,
동시에 “저 양반 연기와 생활이 똑 같다” 라는 말도 꼭 같이 따라다닙니다.
무대에서 달라진다는 말과 연기와 생활이 똑 같다는 말은 의미가 다릅니다.
대 배우가 인성이 개판이라서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습니다.
사생활이 개판인데 유명한 사람은
One Hit Wonder (원히트 원더: 딱 한 곡만 유명한 가수)의 가수나
잠시 반짝하는 영화배우, 로또 맞은 졸부가 듣는 말이지,

10년 20년 이어지는 대배우가 인성이 개판이라는 말을 들은 적은 없습니다.

비슷한 말의 교훈이 있습니다.
거짓말 장이가 받는 벌은 아무도 자기말을 믿어주지 않는 다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자기가 아무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남의 이야기를 무시하고 비난하면서,
당신의 말이 모두에게 찬사 받고 환호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맞장구 쳐주고,
회사 신입사원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지 않으면,

당신은 평생 혼밥하고 뒷방에서 쓸쓸히 고독사하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